수강신청은 클릭 속도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서버 열리고 30초면 끝나는데 그 30초에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결과를 실제로 가르는 건 그 전 일주일이에요.
·약 5분
수강신청 날 아침, 마우스를 쥐고 초 단위 시계를 띄워 놓고 앉아 계신 분들 많으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매번 실패했어요. 클릭이 느려서가 아니라, 실패한 뒤에 뭘 해야 할지 그 자리에서 계산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1순위·2순위를 정하는 게 함정이었습니다
흔한 준비 방식이 과목별로 1지망이랑 대체 과목을 정해 두는 거죠.
그런데 한 과목이 밀리면 그 시간대가 비고, 그 자리에 원래 생각했던 대체 과목이 안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시간이 다르거든요.
그래서 준비해야 할 건 과목 목록이 아니라 완성된 시간표 세 벌입니다. A안이 실패하면 B안 전체로 갈아탄다고 생각하면 훨씬 빨라요. 계산할 게 없으니까요.
학점 총량보다 마감 총량
15학점이냐 18학점이냐보다 과제가 매주 나오는 과목이 몇 개냐가 훨씬 크게 작용합니다.
강의만 듣고 시험 두 번 보는 3학점 과목 여섯 개는 버틸 만해요. 근데 매주 과제랑 리포트가 있는 3학점 과목 네 개는 12학점인데도 학기가 무너집니다. 제가 이걸 3학년 1학기에 배웠습니다.
과목 고를 때 학점 옆에 주간 산출물 수를 같이 적어 보세요. 매주 제출물이 있는 과목이 셋을 넘으면 그 학기는 상시 마감 상태입니다.
강의계획서를 미리 구합니다
대부분의 학교가 수강신청 전에 강의계획서를 공개합니다. 여기서 볼 건 두 가지예요.
평가 방식. 시험 비중 큰 과목만 모으면 중간·기말 2주가 지옥이 되고, 과제 비중 큰 과목만 모으면 학기 내내 쉬는 날이 없습니다. 두 유형을 섞는 게 안전해요.
팀 프로젝트 유무. 팀 과제 있는 과목은 실제 소요 시간을 강의계획서에 적힌 것의 두 배로 잡으셔야 합니다. 일정 조율이랑 대기 시간이 전부 내 시간에서 나가거든요. 한 학기에 팀플 과목은 두 개가 상한선입니다. 세 개 되는 순간 사람이 아니게 됩니다.
무엇을 봐야 하는지는 강의계획서 편에 자세히 적어 뒀습니다.
빈 시간을 설계하세요
붙여 놓으면 편할 것 같지만, 연강 네 시간 뒤에는 아무것도 못 합니다. 반대로 공강이 세 시간씩 흩어져 있으면 그 시간은 대체로 통째로 증발해요.
제가 몇 학기 굴려 보고 정한 기준입니다.
- 연강은 최대 3시간. 그 이상은 뒤쪽 강의 집중도가 사실상 0입니다.
- 공강은 1~2시간짜리 하나가 제일 쓸모 있어요. 도서관 가서 앉을 만한 길이고, 놀기엔 애매해서 실제로 공부하게 됩니다.
- 하루 통째로 비는 요일을 하나 만들면 과제 몰림에 대응할 여유가 생깁니다.
1교시에 대하여
1교시는 출석 점수를 스스로 깎는 함정입니다.
"이번 학기는 일찍 자겠다"는 계획은 대체로 3주차에 무너지고, 그때부터 출석 10점이 새기 시작해요. 저는 이 계획을 네 학기 연속으로 세웠고 네 번 다 실패했습니다.
계획이 아니라 기록을 기준으로 정하세요. 지난 학기에 실제로 몇 시에 일어났는지요.
순서: 재수강 → 필수 → 선수과목
선택 과목부터 채우고 남은 자리에 필수를 넣으면 반드시 충돌합니다. 순서는 항상 이겁니다.
- 재수강 (기회가 제한적)
- 전공 필수 (다음 학기에 안 열릴 수도 있음)
- 선수과목이 걸린 과목 (지금 안 들으면 다음 학기가 밀림)
- 전공 선택
- 교양
3번이 제일 중요한데 제일 자주 놓칩니다. 이걸 놓치면 손해가 한 학기로 안 끝나고 졸업까지 연쇄로 밀려요. 학과 커리큘럼 표에서 선수과목 관계를 한 번만 그려 두면 매 학기 이 판단이 쉬워집니다.
신청 성공 = 끝이 아닙니다
정정 기간이 남아 있는 동안 첫 주 강의를 들어 보고, 강의계획서랑 실제가 다르면 바꿀 수 있습니다.
판단 기준은 재미가 아니라 평가 방식이 이번 학기 내 상황에서 감당 가능한가입니다. "일단 들어 보고 나중에 생각하자"가 가장 비싼 선택이에요. 정정 기간 지나면 한 학기를 그대로 갑니다.
확정된 시간표는 그날 바로 캘린더로 옮기세요. 그 얘기는 학기 초 2주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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