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2주 전 계획이 3일 만에 깨지는 이유
1일차 1~2장, 2일차 3~4장… 이렇게 짜면 반드시 무너집니다. 의지 문제가 아니라 계획 구조 문제예요. 시험일에서 거꾸로 채우는 방법.
·약 6분
시험 2주 전, 저는 항상 계획표를 만들었습니다. A4에 표까지 그려서요.
1일차 12장, 2일차 34장, 3일차 5~6장… 예쁘게 균등 분할.
그리고 매번 3일차쯤에 깨졌습니다. 하루 밀리면 다음 날 두 배를 해야 하는데 그게 될 리가 없잖아요. 밀린 게 쌓이다가 어느 순간 계획표를 안 보게 되고, 결국 마지막 이틀에 몰아치는 걸로 끝났습니다.
한동안 저는 이게 제 의지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아니었습니다. 계획이 무너지도록 생겨먹은 거였어요.
균등 분할의 세 가지 결함
위 그림 위쪽이 제가 매번 짜던 계획입니다. 문제가 세 개 있어요.
하나, 하루 밀리면 전부 밀립니다. 여유가 0이라 첫 사고에서 끝납니다.
둘, 복습 회차가 없습니다. 1일차에 본 1장은 시험 때쯤이면 이미 증발해 있어요. 간격 반복 관점에서 보면 최악의 배치입니다.
셋, 어느 장이 어려운지가 반영이 안 됩니다. 쉬운 장이랑 어려운 장에 똑같이 하루씩 주는 게 말이 안 되죠.
그래서 거꾸로 채웁니다
시험일에서 역산합니다. 순서가 반대인 게 핵심이에요.
D-1은 제일 먼저 비웁니다
이 칸을 먼저 확보하는 게 계획의 출발점입니다. 이날은 새 내용을 넣지 않아요. 끝까지 안 잡히던 항목 목록이랑 전체 구조 훑기만.
전날 처음 보는 내용은 시험장에서 거의 안 나옵니다. 그런데 앞에서부터 계획을 짜면 반드시 전날에 새 내용이 남아요.
D-2 ~ D-3 · 실전 조건
기출이나 연습문제를 시간 재고 범위 섞어서 풉니다. 이 이틀이 점수에 제일 크게 기여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나온 오답이 D-1에 볼 목록이 돼요. 즉 D-1의 재료를 만드는 날이기도 합니다.
D-4 ~ D-7 · 2회차 인출
전 범위를 노트 없이 꺼내 봅니다. 안 나오는 항목 표시. 여기서 표시된 게 D-2~3의 집중 대상이 됩니다.
D-8 ~ D-14 · 1회차 훑기
이때 처음으로 범위 전체를 봅니다. 목표는 완벽한 이해가 아니라 지도 만들기예요. 뭐가 있고 뭐가 어려운지만 알면 됩니다.
왜 이게 안 무너지느냐
뒤에서부터 확정되니까, 앞쪽이 밀려도 뒤쪽 구조가 살아 있습니다.
1회차 훑기가 하루 밀리면 그 하루만 압축하면 돼요. 균등 분할은 하루 밀리면 마지막 날이 밀리는데, 마지막 날은 시험일이라 밀릴 데가 없습니다. 이 차이가 전부입니다.
과목이 네 개일 때
시험이 한 주에 네 과목 있는 게 보통이죠. 과목마다 위 계획을 따로 만들면 당연히 겹칩니다.
기준은 시험 순서의 역순으로 마지막 준비를 배치하는 겁니다.
- 월요일 시험 과목의 D-1은 일요일
- 목요일 시험 과목의 D-1은 수요일
그리고 D-8~14의 1회차 훑기는 전 과목 섞어서 합니다. 어차피 지도 만드는 단계라 과목을 오가도 손실이 적고, 오히려 인터리빙 효과가 나요.
어려운 건 앞으로 당깁니다
1회차 훑기 때 각 장에 난이도를 상·중·하로 표시하세요. 그리고 D-4 이후 시간을 '상'에 두 배로 배분합니다.
여기서 흔한 실수가 어려운 걸 뒤로 미루는 것입니다. 저도 그랬어요. 근데 어려운 장일수록 여러 번 만나야 하니까 오히려 먼저 시작해야 맞습니다.
없는 시간을 계획에 넣지 마세요
계획이 깨지는 진짜 흔한 이유가 이겁니다.
2주는 14일이지만 실제 쓸 수 있는 시간은 훨씬 적습니다. 강의는 계속 있고, 과제 마감도 시험 기간에 겹치고, 알바가 있으면 더 줄어요.
계획 짜기 전에 이것부터 하세요.
- 14일 중 강의·알바·고정 일정을 시간표에 채운다
- 남은 칸 개수를 센다
- 거기서 20퍼센트 빼고 계획을 짠다
20퍼센트 빼는 이유는 예상 못 한 일이 반드시 생기기 때문입니다. 감기, 갑자기 잡힌 팀플, 뭐든 옵니다. 여유 없는 계획은 첫 사고에서 죽어요.
계획표 점검 5개
- D-1이 비어 있는가 (확인만)
- 회차가 2회 이상인가
- 어려운 장이 앞쪽에 있는가
- 가용 시간의 80퍼센트만 채웠는가
- 과목별 시험 날짜 역순으로 배치했는가
다섯 개 다 되면 하루 이틀 밀려도 복구됩니다.
이어서 기출 쓰는 법이랑 이미 시간이 없을 때도 보세요. 후자는 이 계획이 이미 깨진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이어서 읽기
족보를 구하고도 학점을 못 받는 사람들
기출은 답을 외우는 자료가 아니라 정보입니다. 형식·배점·깊이·반복 주제 네 가지를 뽑는 법과, 언제 풀어야 하는지.
이틀 남았는데 범위를 하나도 안 봤을 때
벼락치기를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이미 그 상황이 됐을 때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에요. 뭘 버리고 뭘 잡을지에 대한 현실적인 기준.
오답노트 만드는 데 시간을 다 쓰고 있었습니다
틀린 문제를 예쁘게 옮겨 적어도 다음 시험에서 또 틀립니다. 무엇을 틀렸는지가 아니라 왜 틀렸는지를 네 가지로 나누면 대응이 달라져요.
강의계획서, 3년 동안 두 줄만 보고 살았습니다
시험 날짜랑 결석 횟수만 확인하고 파일을 닫으셨나요. 저도 그랬고, 2학년 2학기에 크게 데였습니다. 학점을 실제로 흔드는 여섯 자리를 정리했어요.
